경제성장률이란? GDP와 실질 성장률 쉽게 이해하기

경제성장률의 개념부터 명목 GDP와 실질 GDP의 차이, 선진국 성장률 변화, 발표 주기(속보치·잠정치·확정치) 및 국가별 계산 방식 차이를 이해하며 개인의 가계 살림에 경제 지표를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알아보자.

실질 GDP와 명목 GDP의 차이

매일 접하는 경제 뉴스는 수많은 지표를 다룬다. 그중에서 국가 경제의 현재 상태와 미래 가능성을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는 단연 경제성장률이다. 경제성장률은 국가라는 공동체가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건강진단표 역할을 한다.

경제성장률의 기본 바탕이 되는 개념은 GDP(국내총생산)다. GDP는 한 국가 영토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 활동의 가치를 합산한 총량이다. 이 진단표의 뼈대가 되는 개념이 바로 뉴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GDP(국내총생산)’다.

영어 약자라 어려워 보이지만, 아주 쉽게 말해 ‘우리나라 땅 안에서 일하는 모든 빵집, 미용실, 식당, 공장들이 한 해 동안 땀 흘려 만들어낸 가치를 싹 다 모아놓은 거대한 바구니의 총량’이다. 그런데 통계 전문가들은 이 바구니의 크기를 잴 때 항상 ‘실질’이라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댄다.

단순히 돈의 액수로만 계산하지 않고 굳이 복잡하게 ‘실질 GDP’를 따지는 이유는, 물가가 뛰었을 때 생겨나는 눈속임을 깨끗하게 걷어내기 위해서다. 동네 붕어빵 가게 이야기로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한눈에 들어온다.

작년에 사장님이 붕어빵 1,000마리를 구워 한 마리에 1,000원씩 팔아 총 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올해는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올라 붕어빵 한 마리 가격을 2,000원으로 올렸고, 손님이 줄어 딱 500마리만 구워 팔았다면 어떻게 생각이 되는가?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올해도 사장님 통장에는 똑같이 100만 원이 찍힌다. 장부의 겉모습만 보면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은 돈을 벌었으니 가게가 잘 굴러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네 주민들이 실제로 나눠 먹은 붕어빵의 양은 반토막이 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격표의 숫자만 부풀려진 착시 현상을 싹 발라내고, “실제로 우리 사회에 진짜 붕어빵이 몇 마리나 더 많이 만들어졌는가”를 정직하게 재는 것이 바로 ‘실질 GDP’다. 경제의 진짜 실력은 영수증의 가격표가 아니라, 우리 손에 쥐어지는 실질적인 생산물이 늘어날 때만 증명되기 때문이다.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이유

왜 예전 1970~80년대에는 성장률이 10%를 넘나들었는데, 요즘은 2~3%만 나와도 한숨을 쉴까? 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키 크는 속도)’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기나 쑥쑥 자라는 청소년기에는 1년 만에 키가 10cm, 15cm씩 훌쩍 크는 것이 당연하다. 1970~80년대의 우리나라도 아무것도 없던 땅에 도로를 깔고 공장을 세우며 폭풍 성장하던 ‘경제의 청소년기’였기에 매년 10% 안팎의 기적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미 성장이 모두 끝난 30대 어른이 1년에 키가 10cm씩 클 수는 없다. 이미 고속도로와 통신망, 첨단 공장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풍요로운 선진국 체격을 갖춘 경제가 되면, 성장의 속도가 2~3%대로 차분하게 느려지는 것은 다 자란 어른의 키가 더 이상 쑥쑥 크지 않는 것과 같은 아주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렇다고 해서 어른이 되었으니 성장이 멈추어도 괜찮다고 방치할 수는 없다. 다 자란 어른이 키는 더 안 크더라도 꾸준히 운동해서 근육을 유지해야 하듯, 경제 역시 멈추는 것을 넘어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면 큰 병이 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제도 활력이 식어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기업들은 채용을 멈추고 식당들은 문을 닫으며 우리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경제성장률 발표 주기: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경제성장률은 나라 전체의 일자리와 밥상이 걸려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보니, 정부나 사회는 완전한 결산 장부가 인쇄되어 나올 때까지 몇 달씩 손 놓고 기다릴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이 성적표를 세 번에 걸쳐 시차를 두고 발표한다.

석 달(한 분기)이 끝나자마자 한 달도 채 안 되어 대략적인 장부만 빠르게 훑어 발표하는 ‘속보치’가 제일 먼저 나온다. 속도가 생명인 일종의 긴급 혈액검사 결과다. 그다음 두 달 남짓 더 꼼꼼하게 영수증을 맞춰보고 발표하는 정밀검사인 ‘잠정치’가 뒤를 잇는다.

만약 정밀검사 결과가 첫 간이 검사보다 나쁘게 나오면 사회 전체에 “생각보다 살림살이가 더 팍팍했구나” 하는 한숨이 번진다. 마지막으로 한참 뒤에 완벽한 도장을 찍어 내놓는 ‘확정치’가 나오지만, 사람들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기록보다는 당장 눈앞의 현실을 알려주는 속보치에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국, 한국, 중국의 경제성장률 차이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세계 뉴스에 나오는 다른 나라의 성장률 숫자를 볼 때 나라마다 시계를 재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는 “바로 전달 석 달에 비해 이번 석 달 동안 살림이 얼마나 늘었는가”를 체온계처럼 빠르게 확인한다.

하지만 중국은 특이하게도 “작년 이맘때 같은 계절과 비교해 얼마나 늘었는가”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한다. 미국은 “이번 석 달 동안 달린 속도가 1년 열두 달 내내 똑같이 이어진다면 얼마나 뛸까”를 가상으로 계산해 연간 속도로 뻥튀기한 환산표를 내놓는다.

따라서 뉴스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4%를 찍었는데 한국은 1%대에 머물렀다”는 소식을 보더라도 단순 비교하며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100미터 단거리 순간 속도를 잰 사람과, 마라톤 구간 전체 기록을 잰 사람을 한 줄로 세워놓고 비교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경제성장률 지표와 개인의 경제생활

결국 경제성장률이라는 것은 신문 귀퉁이에 박힌 딱딱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 우리 동네 상가 골목에 빈 점포가 늘어나는지, 마트 계산대 앞에서 이웃들이 장바구니를 가볍게 채우는지, 그리고 내 일자리가 안전한지를 비추는 가장 정직한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OECD나 IMF 같은 국제기구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 눈높이를 낮춘다는 뉴스를 접할 때, 어려운 경제학 용어라고 외면하지 말고 “아, 올해는 사회 전체의 붕어빵 바구니가 덜 차겠구나, 지출을 좀 더 알뜰하게 관리하고 가계 살림을 단단히 챙겨야겠구나” 하며 내 생활로 연결해 보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함께보면 좋은 글